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아제르바이잔 국경 지역 댐 준공식을 참석했다 돌아오는 길에 헬기가 추락해 전원 사망한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 복잡한 중동상황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이 사건에 관하여 사건의 개요와 이란 대통령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중동 외교상황까지 간략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우리나라와 4시간 30분의 시차차이가 나는 이란에서 일어난 대통령이 탄 헬기의 추락은 충격적인 소식임에 틀림없으며 외교갈등이 심각한 중동의 상황에서 이 사건의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 사고가 난 지 10시간 넘게 지났지만 이들의 생사는 물론 헬기 흔적도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구조대의 현장 접근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는 상황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건개요
1. 19일 (현지 시각) 오전 :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 참석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탄 헬기가 19일(현지시간) 오후 추락했다고 이란 현지 언론과 외신이 보도했습니다. 헬기에 탑승한 대통령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19일 (현지시각) 오전 동아제르바이잔 주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뒤 타브리즈로 돌아오던 중이었습니다.
2.19일 (현지시각 ) 오후 : 헬기 추락
헬기 3대에 나눠 탄 대통령 일행은 짙은 안개와 폭우를 만난 걸로 추측되며 헬기 두 대는 목적지인 이란 북서부 타브리즈에 도착했지만, 라이시 대통령이 탄 헬기는 디즈마르 산악지대 인근에서 연락이 끊겼습니다. 이 헬기에는 라이시 대통령과 함께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말리크 라흐마티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 타브리즈 지역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모하마드 알하셰미, 경호원 등도 탑승했다고 국영 IRNA 통신이 전했습니다.
3. 사고 지점
사고는 수도 테헤란에서 북서쪽으로 약 600Km 떨어진 동아제르바이잔주의 접경 도시인 돌파 근처에서 일어났다고 전했다가 이후 그보다 더 동쪽에 위치한 마을인 우지 인근이라고 전했졌습니다.
4. 수색상황(19일 오후부터 20일 현재까지)
폭우와 강한 바람, 짙은 안개등으로 접근이 어려운 상황으로 수색 작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란 타스님 통신은 극심한 추위로 인해 밤이 깊어질수록 수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수색 중 날이 저문 데다 비와 짙은 안개 탓에 구조 헬기는 물론 드론을 띄우기도 어려워 도보로 접근하고 있어 사고 헬기 추락 지점을 파악하고 탑승자들의 생사를 확인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며 외신은 전하고 있습니다. 20일 새벽 이란 국영방송은 구조대가 손전등과 위치정보시스템(GPS) 장비를 든 채 칠흑같이 어두운 산속에서 눈보라를 맞으며 가파른 진흙탕을 걸어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을 중계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피르호세인 콜리반드/이란 적십자 대표는 "지금 40개 즉각 대응팀이 수색을 하고 있고요, 접근성이 너무 안 좋아 드론을 사용해도 수색이 불가능합니다. 이제는 지상군을 통해서만 구조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라고 수색의 어려움을 표했으며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현재 수색작업에 산악 훈련을 받은 공수부대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한 알자지라 보드 등에 따르면 이란군은 헬기와 승무원 휴대전화에서 신호를 포착했다는 희망적인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5. 사망확인
모흐센 만수리 이란 부대통령이 헬기 추락 사고를 당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을 20일(현지시각) 공식확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 했습니다. 헬기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것으로 이란 반관영통신 메흐르는 "라이시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의무를 수행하던 중 사고로 순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그가 유고시 모하마드 모크베르 제1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임시로 승계할 것이라고 알자지라가 보도하고 있습니다.
음모론과 중동의 현재 외교 상황
1. 음모론
현지 언론은 초기에 이번 상황을 '헬기 비상착륙'으로 보도하다가 내무부 확인 후 '추락'으로 전환했으며 악천후가 사고 원인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이란 언론은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 댐 개통식에 라이시의 참여를 고집한 것이 처음부터 매우 이상하다는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고 합니다. 당초 댐 개통식에는 외무장관만 참석해야 한다고 결정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AP보도에 따르면 이란이 다양한 헬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사고 난 헬리콥터는 이슬람 혁명 이전에 만든 것이라고 하며 국제 제재로 인해 부품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외신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2. 중동 외교상황의 복잡성
중동 휴전협상이 진행 중인 민감한 때 벌어진 사고로 미국과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이 사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중동 확전을 피해야 할 바이든 대통령, 역내 최대 경쟁자 이란을 견제하려는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하마스와의 전쟁 장기화로 총리직을 상실할 위기에 놓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 같은 구상을 두고 이해관계가 일치해 악화일로를 걸어온 중동 사태에 해결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받고 있던 시기에 이 사건으로 인해 어떤 상황이 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 오르고 있습니다. 미 대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바이든 행정부가 전쟁 전 진행된 관계 정상화 논의 속도를 앞당기고, 이를 통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중동 내 안보동맹 구도를 튼튼히 하면서 고질적 분쟁도 종식시켜 ‘평화의 중재자’라는 이미지와 실리를 다 잡으려는 것으로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국교 정상화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때부터 공을 들인 의제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 전까지 미국의 중재로 해당 논의가 상당 부분 진전됐지만 전쟁 발발로 멈춰 섰으며 특히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며 아랍권 전체에서 반(反) 이스라엘 여론이 확산되자 자국 내 이슬람 원리주의자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는 사우디의 무함마드 왕세자 또한 미국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의 배후 의혹과 장기 집권에 따른 국내외 비판에다 최근 사막에 5000억 달러(약 690조 원) 규모의 신도시를 짓겠다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마저 축소설이 흘러나오며 곤욕을 겪고 있는 것을 알려졌습니다. 그간 사우디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맺은 수준의 방위협정 체결, 민간 핵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허용 등을 요구하며 패권 경쟁을 벌이는 이란을 견제해 왔습니다. 특히 초강경파인 라이시 대통령이 이끄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각종 미사일과 무인기, 중동 내 시아파 무장단체 등을 중동의 최대 위협으로 인식되면서 사우디는 미국의 안보 우산을 촉구해 왔던 상황에서 이 사건의 발생이 어떤 변수가 될지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란 대통령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63)
19일(현지시간) 헬기사고로 실종된 이란 대통령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63)는 성직자이자 법조인 출신의 강경보수 성향 정치인입니다. 36년째 재직 중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5)를 이을 차기 최고지도자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 인물이며 '테헤란의 도살자'라고도 불리는 그는 검사 시절 숙청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1960년 12월 이슬람 시아파의 최대 성지중 하나인 마슈하드 인근에서 성직자의 아들로 태어나 10대 때 현재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에게 신학을 배우고 1979년 이슬람혁명 전 팔레비 왕정 반대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그는 이슬람혁명 2년 뒤인 1981년 스무 살의 나이로 테헤란 인근 카라즈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재직 당시 반체제 인사 숙청 작업을 이끌며 테헤란 검찰청장과 검찰총장에 이어 2019년 대법원장에 해당하는 사법부 수장에 올랐다. 이후 강경파로서 약 5천 명이 사형 집행된 것으로 추산되는 사건인 이란·이라크 전쟁 직후인 1988년 이라크에 부역했다는 이유로 반정부 단체인 이란인민무자헤딘기구(PMOI) 조직원들을 처형한 이른바 '호메이니 학살'에 기소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또한 2009년 대통령 부정선거 의혹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 '녹색 운동'을 유혈 진압하는 데도 앞장서는 등 미국 행정부는 라이시 사법부가 청소년 범죄에 사형을 선고·집행하고 죄수를 고문하는 등 비인간적으로 대한다는 이유로 2019년 그를 제재 목록에 올렸습니다. 이란 정가는 그를 유력한 차기 최고 지도자 후보로 꼽고 있으며 한번 낙선 이후 2021년 재도전해 득표율 61.9%로 개혁파와 혁명수비대 출신 후보를 꺾고 8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최고지도자의 사망 또는 유고 시 후임을 결정하는 국가지도자운영회 부의장이기도 합니다. 이번 사건으로 그가 유고시 모하마드 모크베르 제1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임시로 승계할 것이라고 알자지라가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가 쓰는 검은 터번과 이름 앞에 붙는 '세예드'라는 호칭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후손이라는 의미이며 이런 집안 배경과 더불어 출신지가 이란의 '종교 수도' 마슈하드이기도 해 보수 종교계가 그의 핵심 지지 기반입니다. 그는 강경보수로 성차별과 사형제, 인터넷 검열을 지지하며 미국 등 서방,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란 당국은 라이시 대통령 취임 이듬해인 2022년 경찰에 끌려가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으로 전국에서 '히잡 시위'가 확산하자 발포하며 강경 진압했으며 라이시 대통령은 당시 미국이 혼란과 테러를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조사단은 시위대 551명이 사망했고 1천500명 넘게 체포됐다고 발표했고 인권단체 이란인권(IHR)과 '사형 제도 폐지를 위해 하나로'(ECPM)는 지난해 이란에서 집행된 처형이 모두 834건으로 2015년 이후 가장 많았다고 주장할 정도로 그는 초강경파로서 이란 국민의 지지를 받고는 있지만 서방과 다른 나라들과의 외교에 갈등의 불씨를 가지고 있는 것으롤 판단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란은 가자지구 전쟁 와중에 벌어진 시리아 주재 영사관 피폭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지난4월 13일 밤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하는 등 라이시 대통령 집권체제에서 대외적으로 초강경한 입장을 취하며 주변 나라들과 갈등을 일으키고 상황이었습니다.